책방Ⅱ : story/책속의 한줄

나는 아직 어른이 되려면 멀었다,강세형 中 (2)

젤리젤리젤 2011. 5. 12. 00:03

 

#6

선배는 웃으면 이런 이야기를 했다.

 

"언젠가 교수님이 나에게

 '좋겠다,부럽다' 이런 말씀을 하신 적이 있어."

 

선배도 처음엔 교수님의 그 말이 황당했단다.

대학원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선배 입장에선

선배가 꿈꾸는 모든 것을 이미 이뤘고, 누리고 있는 교수님이

왜 자신에게 부럽단 이야기를 하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으니까.

 

" 난 이제 더이상 하고 싶은 게 없다.

꿈도 없고, 목표도 없고, 의욕도 없고.

그저 지금 정도의 삶만을 유지하면서 살아야겠다.

이런 생각으로 늙어가고 있는 거지."

 

교수님의 그 말조차도

처음엔 '가진자의 여유' 처럼 느껴졌다는 선배.

하지만 선배의 나이가 조금씩 그때의 교수님 나이와 가까워지자

그 말이 이해되기 시작했다는 선배.

 

꿈꿀 수 있는 청춘.

아직 해보지 못한 것들, 가져보지 못한 것들이 많아서

해보고 싶은 것도, 이루고 싶은 것도 많은

청춘이 얼마나 행복한가를.

그리고

그것들을 하나하나 이뤄갈 때 느낄 수 있는 기쁨.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그 기쁨들이

아직도 많이 남아 있는 청춘이 얼마나 행복한가를.

이제는 조금씩 알 것 같다는 선배.

 

선배의 말, 그 교수님의 말을 이해할 수 있는 날이

과연 나에게도 올까?

 

#7

실망하면 어떡하지

상처받으면 어떡하지

실패하며 어떡하지

그렇게 주저주저

여러번의 실망, 여러번의 상처, 여러번의 실패

그사이 어느덧 나는 겁쟁이로 변해있었다.

 

#8

짝사랑 중인 여자 주인공에게 어떤 할머니가 말했다.

"너무 속 끓이지 마라.

인연이라면 그렇게 속 끓이지 않아도 잘될 것이고

인연이 아니라면 아무리 속 끓여도 안 되는 법이니까."

 

결국 그렇게 돼버릴 것을

결국 그렇게 끝나버릴 것을

그 사람을 운명이라 착각하게 했던 인연이란 녀석이 미워지면서

 

#9

어떤 영화에 이런 말이 나온다.

'인생은 초콜릿 상자와 같다.'

맛있는 초콜릿만 먼저 먹고 나면

나중엔 맛없는 것만 남게 된다는 이야기

 

#10

시간은 흐르고 있는데, 나이는 먹어가고 있는데

나는 도대체 언제까지 이렇게 제자리에서 발만 동동 구르면 살 것인지

초초하고 불안하고 그래서 괴롭고,

언젠가 이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어떤 유명한 작가가 작가 지망생들에게 던진 이야기.

'초조해하지 마라. 무언가 열심히 매일매일 쓰고 있는 사람은 초조해할 여유가 없다'

어떤책에서 이런글을 본 기억도 난다.

'꿈이 죽어가는 첫번째 징후는 시간이 없다고 말하는 것이다'

언젠가 지나치게 바쁜 듯한 내 일상을 투덜거리던 내게

한 선배는 이렇게 말했다.

"다 할 수 있대,

시간이 없어서 할 수 없는 건 세상에 아무것도 없대.

다만 시간이 없다고 말하는 것이

가장 쉽게 나를 속일 수 있는 핑계일 뿐이라더라"

 

#11

신은 우리에게 두 개의 문을 주셨다는 이야기가 있다.

절대로 동시에 두문을 잠그지 않으시기에

한쪽 문만을 바라보며 끝없이 슬퍼하는 사람은

절대 다른 쪽 문이 열리는 것을 보지 못한다는 이야기. 

 

#12

노인들이 본질적이지 않은 모든 것을 잊어버린다는 사실은 생의 승리이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에게 정말로 중요한 것을 잊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자기 보물을 어디에 숨겼는지 잊어버리는 노인은 없다.

 

그건 그 추억들이 할머니 생의 가장 보물 같았던 순간들이었기 때문 아니었을까.

 

힘들고 고생스러운 기억만이 가득했던 삶이라 생각했다.

우리 할머니의 삶.

하지만 그 삶속에도 반짝반짝 빛나는

절대 잊을 수 없는 추억들이 존재했다는 것은 참 다행스럽고 고마운일

그만큼 할머니가 자신의 생을 열심히 가꾸셨다는 증거.

 

 #13

내 것이 아닌 것을

내가 가질 수 없는 것을 인정하게 되고 받아들이게 되고

그렇게 그 사람을 떠올리는 횟수가 줄어들고

그래서 가끔씩 그 사람 생각이 나도

그저 좋은 옛 추억으로만 생각하며 웃게 되는 것.

 

#14

당신이 할 수 없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

 

[나는 아직 어른이 되려면 멀었다,강세형] 中

 


 

[나는 아직 어른이 되려면 멀었다]에서 유독 공감되고 좋은글귀가 많았어요.

그런데 이건 일부일 뿐이랍니다. 책 속에는 이보다 더 보물같은 글귀가 많으니깐 꼭 읽어보세요^^